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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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한울
KWAK HANOUL
우선 완성된 그림을 갈아내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시적 감각이 물질로 재현되는 하나의 표면이라면,
그리고 그 결과들이 사라진다면, 화면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 생각하게 되었고
이 생각들이 그림을 그리고 소거하는, 역설적 회화 행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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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는 바람에 날려 사라지는 그림 가루들을 모으기 시작하였다.
가루들을 파라핀에 섞어 벽돌로 캐스팅하기 시작했고 하나의 벽이 세워지게 되었다.
또한 석고에 섞어 작은 구를 만들어 밤하늘의 별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사라지는 가루들은 벽돌 벽과 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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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표면이 가루로 산화되어 사라지는 것은, 모든 것을 무위로 돌리려는, 무의미의 풍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부정의 의미가 아닌, 오히려 부재를 통해 남겨진 풍경을 바라보려하는 행위로 생각한다.
그리고 사라지는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가 될 수 있을까, 돌아오는 것이 새로운 의미로 환원될 수 있을까
나는 그 가능성을 드러내고 제시하려 한다.
작가노트 中